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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3] 하은이의 SOS사회복지가 좋아/아동학대를 말하다 2017. 1. 22. 21:54
2017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지만,
학대로 고통 받는 아이들의 얼굴엔 여전히 밝은 미소를 찾기가 힘들다.
매서운 추위가 불었던 어느 늦은 밤 11시.
10살 정도 남짓 앳된 모습의 여자 아이가 배낭을 메고 지구대로 들어왔다.
그 여자 아이는 엄마한테 혼난 후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연락을 했고, 당직근무자였던 난 그 아이와 잠깐 통화를 했다.
하은(가명)이는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요. 엄마가 발로 때리고 소리를 질렀어요.
또 혼날 것 같아서 엄마 아빠가 잠들었을 때 집에서 뛰쳐나왔어요. ”라고 말했다.
하은이는 절대로 집에는 다시 들어가지 않겠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전혀 상담이 되지 않았다.
하은이에게 “하은이가 많이 놀랐을 텐데 선생님이 하은이 있는 곳으로 금방 갈게”라고 안심을 시킨 후
아이와 함께 있는 경찰분에게 아이의 보호를 부탁드렸다.
사실 이 날은 업무가 많아서 야근을 하다가, 밤 10시가 돼서야 퇴근하고 집에 들어간 날이었다.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며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던 찰나... 신고전화를 받게 되었다.
예전 (신입 상담원 시절) 같으면 허둥지둥 안절부절 하면서 전화를 받고 메모지에 신고접수 상황을 적기에 바빴었지만,
이제는 차분하게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 상담하며 대처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조금은 대견해했다. 하하.
(그래도 항상... 어렵다^^;)
아이를 학대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은이에게 달려갔다.
운전하며 가는 길에 지구대에서 다시 전화가 왔는데, 하은이 엄마가 지구대로 찾아와서 하은이와 언성을 높이고 싸우고 있다면서 빨리 와달라고 했다.
지구대에서 하은이를 만났을 때는 다행히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된 상태였다. 하은이는 사소한 문제로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는 중에 엄마가 하은이의 등과 종아리를 때렸던 일이 있었다. 그동안의 있었던 일을 들어보니, 평소에 하은이는 분노조절장애로 약물관리를 받고 있었고,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또래관계의 어려움도 있는 아이였다. 설상가상으로 엄마 또한 매일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서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도 매우 높고 아이와도 갈등이 고조된 상태였다.
2시간 정도 하은이와 엄마를 차례로 상담하면서,
구체적인 피해상황과 엄마의 양육태도, 아이의 욕구, 아이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가능성 등 종합적으로 점검하였다.
경찰과 논의 결과, 하은이를 엄마와 분리시켜 시설에 보내는 것보단 아이에게 필요한 정신건강상의 서비스를 연계하고, 보호자를 위한 부모교육 등 가정 내에서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는 것으로 개입방향을 세웠다.
(중간 중간 슈퍼바이저를 통해 슈퍼비전을 받았다.)
하은이와 엄마는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고 사랑을 표현하며, 결국 웃으면서 지구대를 나갔다.
엄마한테 혼나서 배낭을 메고 지구대로 도움을 청하러 뛰쳐나온 하은이.
장애를 가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매일 전쟁을 치루는 하은이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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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해결이 날 것 같지 않은 스토리지만,
하은이는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는 하은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이 가족은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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